. 살던 세상이 갑작스레 변하고 그 세상에서 개인의 마음이 동요하기 시작한다. 그런 세상은 불안정한 국가일 수도 있고 한 사람과의 만남일 수도 있다. 남자가 가르치는 시를 읽고 풍경 사진을 간직하는 것은 권위 아래에서 안정적이던 주인공의 마음을 동요한다. 그렇게 동요할 때에 그는 남자에게 다가가고 한없이 고민한다. 아무리 고민해 보아도 백석의 시는 계속 되뇌어진다. 사랑을 이루지 못한 백석의 고민이 죽게 되는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면, 그렇다면 그는 고민을 죽일 것인가. 안정을 위해 불안정으로 돌아갈 것인가. 우리는 알 수 없다.
(신승호/2021년 제3회 짧고 굵은 아시아 영화제)